한때의 유행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친환경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새집증후군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콘크리트로 점철된 건축문화와 각종 화학물질로 치장된 건축내장재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이런 가운데 그 용도가 다한 것만으로 여겨졌던 우리 전통 건축문화가 해결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나 황토를 이용한 흙벽돌 및 실내 내장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경기도 여주 매룡리에 위치한 인토문화연구소(박영선 소장)는 4만여㎡ 부지에 청정황토를 주 원료로 전통 재래식의 제조법에 따라 황토손벽돌 내외장재를 생산하고 있다.

10년 넘게 황토손벽돌 연구와 개발에 매진해 종전 제품에서 지적되던 균열(Crack)과 유효성분의 사멸 등의 문제점을 개선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황토를 이용한 벽돌,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황토모르타르의 제조법 등에 특허 3건을 출원 받기도 하였다.


옻과 볏짚을 소재로 한 발효액 활용

우리 건축문화의 핵심 소재인 황토는 물질을 활성화시키는 원적외선을 대량 흡수하고 방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체의 혈액 흐름 및 발한 작용 촉진, 중금속 축출, 방균 및 탈취 효과, 공기 청정 작용 등 여러 유익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황토 제품의 제조방법인 고온 소성에 의한 일률적인 기계적 압착공정이 황토 성분의 유용한 물성을 그대로 유지시키느냐는 의문시 되었다. 또한 황토 입자 간의 약한 결합력에 의한 갈라짐도 한계점으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인토문화연구소는 원점에서 출발하였다. 우리 고유의 방식을 되살려 옻 추출액과 볏짚 발효 잿물을 황토 반죽액으로 활용하였는데, 황토 입자간의 결합력을 높여 압축강도를 높이고 방균 및 탈취등의 효과를 함께 얻었다.

예로부터 볏짚의 물을‘잿물’이라 칭하였는데, 제대로 된 볏짚 발효 잿물을 얻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오리 등을 이용한 친환경농법으로 수확을 한 볏짚을 사용한다. 볏짚에 약간 축축할 정도의 물을 뿌리고 비닐 등을 덮어 일정기간 숙성시킨 발효잿물은 미생물 발효균 성분을 갖고 황토의 자연 본래 특성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특허출원과건자재시험검증 거쳐

황토벽돌의 제조 과정에 대해 인토문화연구소 박영선 소장은“우선 질 좋은 황토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자기와 쌀로 유명한 여주의 흙은 대체로 성분이 좋고 원적외선도 다량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특히 붉은색의 흙이라고 무조건 황토라고 인식해서는 안 되고 인체에 유익한 황토의 성분과 구조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소한의 점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오염되지 않은 흙이어야 하므로 지표에서 1m 이하의 황토층을 재료로 채취한다. 황토가 건조되면서 균열이 생기는 것은 점토가 많기 때문이며, 건조되면서 푸석푸석하고 입자가 굵게 느껴지는 것은 모래성분이 많은 데 원인이 있다. 따라서 인토문화연구소에선 원재료를 고를 때, 가장 기초적인 흙말이실험을 반드시 거친다. 체로 거르지 않은 한 움큼의 흙을 집어서 축축하게 적시고 공처럼 둥글게 빚어 햇빛 아래 말려서 산산이 부서진다면 점토가 너무 적고 강도가 약한 흙이라 판단하여 사용치 않는다.

황토벽돌은 황토원료를 100%로 보았을 때, 마사토 10~30%, 당해년도 생산된 무농약 볏짚 5~15%, 황토 원료량의 2~10%에 해당하는 옻 추출액, 2~10% 정도의 볏짚 발효 추출액을 배합하여 제작한다.
주원료 외에 넣는 짚은 기계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벽돌을 손으로 찍기 때문에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진흙 성분에 의해 트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친환경농법으로 벼농사를 지은 곳의 볏짚을 0.5~3㎝ 크기로 절단해 사용하는데, 벼 수확시기에 미리 구매해 잘 건조시켜 습기를 피해 저장한다. 그 중에도 1년 이상 묵은 볏짚은 사용치 않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제작된 황토벽돌은 특허 출원과 함께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에 시험을 의뢰해 압축 및 꺽임 강도, 흡수율 실험 등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